내가 본 새 별, 홍광호
첫인상은 그저 앳된 외모의 후배일 뿐이었지만 2006년 뮤지컬 <미스 사이공> 에 함께 참여하면서 홍광호의 진가를 알게 됐다. 당시 내가 맡은 엘렌의 남편이자 남자 주인공인 크리스 역의 마이클 리가 목소리 이상을 호소해 커버 배우 홍광호와 같이 연기할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미스>
그는 단순히 음역대가 높은 차원을 넘어 감정이입도 탁월해야 하는 크리스의 노래를 훌륭히 소화했다. 평범한 외모지만 타고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기에 홍광호는 주인공 뿐 아니라 어떤 캐릭터에도 어울리는 배우로 성장하리라는 확신이 든다.
20대 중반임을 고려할 때 나이 대에 어울리지 않는 느림의 미학을 갖춘 것도 홍광호의 장점이다. 처음엔 ‘어린 친구가 왜 저럴까’ 싶을 정도로 느린 말투와 행동이 낯설었지만 그런 절제가 바로 집중력 있는 노래를 하는 비결인 듯하다. 스타나 연예인이 아닌 무대에 서는 배우는 자기만의 철학과 정신력이 없으면 상처 받고 흔들리기 쉽다. 홍광호는 어리지만 철학이 뚜렷하고 내면의 힘이 확실한 배우다.
노래하는 사람이자 한 사람의 배우로서 어떻게 감성을 표현할 것인가에 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민하는 이가 홍광호다. 지금처럼만 노력한다면 분명 명배우로 성장하리라 본다. 다만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한 게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편식하지 말고 여러 가지 역할에 도전해 보길 바란다. 워낙 좋은 색깔을 갖고 있는 배우인 만큼 다각도의 시도와 도전 속에서 그 색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김선영ㆍ뮤지컬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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