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몸값’만도 합쳐서 7억5,000만원. 포지션은 달라도 둘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부상 탓에 개막 이후 줄곧 개점휴업이었다.
‘매직 핸드’ 김승현(30ㆍ178㎝ㆍ오리온스)과 ‘스카이’ 하은주(24ㆍ202㎝ㆍ신한은행)가 오랜 부상에서 기지개를 켰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기 때문일까. 둘은 복귀전에서 나란히 기대에 못 미쳤다. 연봉이 6억3,000만원인 김승현은 6억8,000만원인 김주성(동부)에 이어 전체 2위고, 1억2,000만원을 받는 하은주는 공동 6위다.
지난해 10월18일 모비스와의 개막전에서 허리를 다친 뒤 재활에 매달렸던 김승현은 5일 동부전에서 무려 80일 만에 코트에 섰다. 김승현은 당초 예상보다 긴 21분간 뛰었지만 팀의 70-95 대패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김승현은 득점 없이 어시스트 5개에 3리바운드 3턴오버를 기록했다. 3점슛은 2개를 날렸지만 모두 림을 외면했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수비 때는 상대 가드들의 빠른 공격에 대처가 안 됐다.
경기 후 김승현은 “지금의 몸 상태는 정상 때의 70%밖에 안 된다. 언제 정상으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여전히 허리가 아픈 상태에서 쉽게 컨디션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김승현에 비하면 그래도 하은주는 성공적이었다. 하은주는 4일 국민은행전에서 10분간 뛰며 6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그렇지만 무릎 부상에 따른 훈련 부족 탓인지 체력과 스피드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경기 전 “몸이 안 돼서 그 동안 뛸 수 없었다. 앞으로도 많이 뛰기는 어려울 것”이라던 하은주는 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 8월 한일전 이후 처음이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오늘 플레이는 100점 만점에 50점밖에 안 된다”며 겸연쩍어 했다.
김승현과 하은주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 선수’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그를 붙잡기 위해 올인했고, 신한은행도 2006년 다른 구단들을 제치고 하은주를 영입했다.
올 시즌 김승현과 하은주는 부상 악령을 떨치지 못하고 내내 벤치만 지켰다. 마음은 급하지만 몸은 덜 된 게 사실이다.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려면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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