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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이분법을 넘어서' 과학과 인문학의 대화, 테크놀러지의 길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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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이분법을 넘어서' 과학과 인문학의 대화, 테크놀러지의 길 밝히다

입력
2008.01.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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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익ㆍ최종덕 지음 / 한길사 발행ㆍ352쪽ㆍ1만5,000원

“옆도 돌아보지 않으면서 자기만이 옳다거나 궁극적인 진리를 찾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오싹 소름이 돋습니다. 모두를 아우르는 가운데 삶의 지향을 찾아가야 합니다.” 물리학자 장회익 교수의 결론이다.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계기에는 학술적 이론 체계의 공통 분모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과 세계를 이어주는 역사적 맥락과 생태학적 사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자리였습니다.” 철학자 최종덕 교수가 그 말을 받아 저간의 대담 성과를 요약했다.

‘메타 과학’과 ‘온생명’의 주창자인 장 교수, 과학적 세계를 철학적 사유의 바탕에서 연구하는 최 교수의 대담은 이 시대 테크놀러지의 나아갈 바를 밝혀준다.

두 노학자들의 유연하면서도 광범위한 사유, 깊이 있는 담론을 유연하게 이끌어 가는 방식은 대화 부재의 시대에 ‘학문적 지음(知音)’의 경지를 보여 준다. 물리적 통합과 화학적 융합이 인문학적 발효를 거쳐 통섭에 이르는 과정을 생중계한다.

출판사가 마련한 이 대담에서 두 노학자는 철저히 분해돼 일부에 독점됐던 앎의 세계를 모든 사람들에게 불하하자는 지식 해방론에 합의, “전문 분과로 쪼개지고 나눠져 극소수끼리만 통하는 암호로 전락한 현대의 과학을 온전한 삶의 지식으로 되살리자”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한국 사회를 들끓게 한 황우석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 “황 교수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너무 성취욕에 집착하면서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연구비를 받게 되면 빠져나갈 도리가 없다”는 경계다.

또 “앞으로 생명 복제 문제는 윤리적으로 좋다, 나쁘다를 따지기 전에, 먼저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이 과학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1994년의 르완다 대학살, 안락사 등의 시사적 문제도 논의 주제로 올랐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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