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올해 첫 협상… 본인은 소폭 인상 희망
"인상이 아니라 삭감이라고요?"
연봉 협상을 하던 한화 4번 타자 김태균(26)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소폭 인상을 기대했지만 구단으로부터 돌아온 제안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삭감이었다. 김태균은 자신이 원하는 액수를 밝히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김태균은 3일 대전에서 구단과 협상을 벌였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윤종화 단장은 "연봉은 성적만큼만 준다는 게 원칙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3억 1,000만원을 받은 김태균은 한화의 재계약 대상자 가운데 타자 부문 고과 1위. 그러나 윤 단장은 "김태균이 고액 연봉에 걸맞은 성적을 거뒀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균은 지난해 2할9푼(16위), 21홈런(공동 6위) 85타점(공동 4위)을 기록했다. 타율이 3할에 못 미쳤을 뿐 연봉 인상 요인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단의 생각은 달랐다. 3할에 30홈런쯤은 쳐야 연봉을 올려줄 수 있다는 계산. 지난해 3할, 3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타자가 단 한 명도 없기에 김태균은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지난달 배영수와 연봉 3억원에 재계약했다. 배영수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탓에 2007년에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이스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배영수와 비교하면 김태균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한화가 3년 연속 가을잔치에 진출하는데 4번 타자의 몫을 해냈다고 생각해서다.
구단의 제시액이 얼마냐고 묻자 김태균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선지 입을 닫았다. 프로의 세계에서 연봉은 곧 자신의 가치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가슴이 답답하다"고만 되뇌인 김태균은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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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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