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은 ‘우주의 해’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일주일간 머무르는 우주인이 배출되고, 연말에는 국내 발사 기지에서 우리 손으로 위성을 궤도에 쏘아올린다. 위성 개발에 그쳐왔던 반쪽짜리 우주개발의 역사가 비로소 드넓은 우주를 향한 첫발을 내딛는 뜻 깊은 해다.
올해는 또 지난해 완공된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ATR)에서 최초의 플라즈마 달성에 도전하고, 과천국립과학관이 10월 준공된다. 올해 있을 굵직한 과학적 사건을 미리 둘러본다.
■ 한국, 우주로 간다
선발과정부터 훈련까지 1년 반 동안 땀을 흘려온 우리나라 첫 우주인이 ‘진짜 우주인’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 탑승우주인으로 선정된 고산씨는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승한 뒤 1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고씨는 예비 후보인 이소연씨와 함께 혹독한 겨울철 생존훈련과 마지막 의학검사를 남겨두고 있다.
우주여행이 국민의 관심을 끈 이벤트라면 우주항공 연구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올해의 중대 행사는 사상 최초의 자력발사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개발했거나 사용하기 위해 산 위성은 모두 외국 발사장에서 외국의 로켓을 돈 주고 빌려 궤도에 올렸다. 발사체 개발에선 한 수 뒤였던 우리나라가 처음 고흥 나로우주기지에서 소형위성(과학기술위성 2호)을 발사한다. 잠정 결정된 D-데이는 12월 21일이다.
발사시장에 데뷔할 첫 국산 발사체인 KSLV-1은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2단은 우리나라가, 1단은 러시아가 맡아 만든 뒤 조립한다.
나로우주기지 역시 추적레이더와 발사통제시스템 등 주요 장비를 설치했고, 모의비행시험도 수차례 거쳤다. 앞으로 발사대 시스템과 자체검증시험 및 통합연계시스템 구축이 남아있다.
■ 수도권에 첨단 과학관
좁고 낡은 국립서울과학관을 대체할 만한 명실상부한 첨단 과학관이 과천에서 10월 준공한다. 7년간 총사업비 4,501억원을 들여 연면적 약 5만㎡의 웅대한 과학관이 탄생한다.
▦자연사, 전통과학, 기초과학, 첨단과학, 어린이탐구체험 등 전시관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천체관(플라네타리움), 지름 1m짜리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 등을 갖춘 천체관측소 ▦생태공원과 곤충생태관 등 생태체험학습장 등이 어우러져 있는 명실상부한 종합 과학문화테마파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플라즈마를 생성하라
12년 동안 개발ㆍ설계ㆍ제작을 거쳐 지난해 드디어 준공된 KSTAR는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파일럿 플랜트로서 제 역할을 하게 될지 첫 관문은 플라즈마 발생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올해 하반기중 수소를 써서 0.1초 동안 전류 규모 100킬로암페어(보통 벼락이 칠 때 흐르는 전류의 5배 규모)의 플라즈마를 발생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2메가암페어로 300초 동안 플라즈마를 유지하겠다는 최종 목표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고, 고속카메라로나 겨우 식별이 가능하지만 이 최초의 불꽃을 위해 연구소가 들이는 노력은 만만치 않다.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기 위해선 먼저 자석의 초전도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초전도를 유지하기 위해 액체헬륨으로 차갑게 냉각을 시켜야 한다.
초전도 자석에 처음 전류를 흘리면 자석을 구성하고 있는 가느다란 선재(線材)들이 요동을 치며 점차 자리를 잡는데 이러한 모든 준비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플라즈마를 만들 수 있다.
핵융합연구소 오영국 부장은 “처음 플라즈마를 발생하기까지 외국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며 “플라즈마를 만들고 나면 KSATR가 비로소 건설단계에서 운영단계로 안착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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