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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도 '주먹'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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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도 '주먹' 먼저

입력
2008.01.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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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경찰서는 6일 자신이 거액을 투자한 기술 개발이 수포로 돌아가자 폭력배들을 동원, 기술 개발을 주도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감금 폭행한 혐의(강도상해)로 유명 제화ㆍ토털패션업체 창업주 아들 이모(47)씨를 구속하고 폭력배를 추적 중이다. 이씨는 유명 탤런트의 전 남편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8일 경기 가평군 유명산에 있는 한 펜션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 박모(42)씨를 유인, 폭력배 2명을 시켜 “20억원의 약속어음을 쓰고, 차량 매도 서류에 서명하라”며 박씨의 얼굴을 물이 가득 든 세숫대야에 수 차례 넣었다 빼는 물고문을 하고 폭행까지 해 갈비뼈 4대를 부러뜨리는 등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박씨의 부인과 아들을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족에게도 똑같이 보복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박씨의 악연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운영하던 이씨는 박씨에게 적외선 감지 카메라에 내장하는 압축 저장파일 기술 개발을 의뢰한 후 사업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총 17억원을 지급했고, 박씨는 지난해 7월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미 같은 기술이 중국에서 개발돼 시판 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자 투자금 17억원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씨가 나를 속인 것이 분명한데도 돈을 돌려주지 않아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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