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 나설 예비 엔트리 50명을 발표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등 ‘해외파’를 비롯한 기존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이근호(대구) 등 올림픽 대표팀 소속의 ‘젊은 피’들이 10명이나 포함됐다. 박원재, 황재원 등 포항의 K리그 챔피언 등극을 주도한 신예들도 대거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천수(페예노르트)가 제외됐다는 것. 대한축구협회 징계를 받은 이동국(미들즈브러) 외에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중 이번 예비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는 이천수가 유일하다.
이천수의 제외는 새로운 대표팀의 기강을 확실히 하기 위한 ‘일벌백계’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허 감독은 취임 이후 줄곧 ‘대표 선수로서 사명감과 정신 자세 확립’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천수는 지난해 11월 2주간의 특별 휴가를 얻어 돌연 귀국하고 음주 폭행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허 감독은 비록 스타 플레이어라고 해도 해이한 자세를 보이는 선수는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천수를 예비 엔트리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타의 모범이 되고 그라운드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만이 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다”고 예비 엔트리 선발 배경을 밝히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만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다는 원칙을 재천명했다.
수원과 재계약이 사실상 무산되며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안정환(수원)도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의 부진이 원인으로 작용한 듯 하다. 반면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좋은 활약을 보이는 베테랑 수문장 김병지(38ㆍ서울)는 엔트리에 포함되며 5년 만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을 밝혔다.
한편 허 감독은 “예비 엔트리에 제외된 선수들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이면 언제든지 대표팀 선발이 가능하다”며 예비 엔트리가 절대적인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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