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차장이 제약업체 카드 받아 사용

식품의약품안전청 문병우(55) 차장이 모 제약업체로부터 이 업체 명의의 신용카드를 지급 받아 수백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국무조정실 산하 정부합동점검반 암행감찰팀이 적발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감찰팀 관계자는 이날 “문 차장이 모 제약업체로부터 신용카드를 지급 받아 30여차례에 걸쳐 500만원 가량을 식대 등으로 쓰고, 50만원 상당의 선불카드 2장도 받아 쓴 정황을 포착했다”며 “비슷한 유형의 다른 범죄 사실이 없는지 추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액수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의약품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식약청 차장이 제약업체의 카드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윤리강령은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ㆍ부동산ㆍ선물 또는 향응을 받아서는 안 된다’(14조 1항)고 규정하고 있다. 문 차장이 카드를 제공한 업체에 대해 의약품 허가 등에서 편의를 봐준 정황이 발견되면 뇌물수수죄가 적용될 수 있다.

문 차장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감찰팀의 조사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 차장은 올 7월 차장으로 승진했으며, 식약청 의약품 본부장을 지냈다. 의약품 본부장은 의약품의 제조 및 수출입 허가, 품질관리 등을 관장하는 자리다. 식약청 차장은 차관급인 청장 바로 아래 직위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