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사유로도 ○○하지 않는다.”
이런 문구가 들어가 있다면 일단 ‘불공정약관’임을 의심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법 위반에 해당하는 불공정약관조항을 구체적으로 예시한 약관심사지침을 제정,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방적으로 돈을 돌려주지 않거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유형이 많다.
지침에 따르면 “이미 받은 학원 수강료(또는 스포츠클럽 입회비)를 어떠한 사유로도 반환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법위반이다. 학습자가 자기 의사로 수강을 포기할 경우 교습개시 전에는 납부한 수강료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수술, 검사 등으로 인한 모든 결과에 대해 병원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도 마찬가지. 고의ㆍ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는 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밖에 ▦체육시설 이용 중 손실ㆍ부상ㆍ사고 등에 대해 사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중고차 구입 이후 고장 또는 불량 등의 사유로 매도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계약 당사자간의 귀책사유를 따지지 않고 어떠한 사유로도 일체의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지 못한다 등도 위법한 불공정약관이다.
아울러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일방적으로 사업자의 결정에 따르도록 한 조항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됐음에도 금액의 일부만을 환불하도록 하는 조항 등이 ▦부동산 거래 위약금(통상 10% 수준)을 총 분양대금의 20~30%로 정한 조항 ▦계약과 관련된 소송의 관할법원을 사업자의 소재지 법원 또는 사업자가 지정한 법원으로 제한하는 조항 등도 불공정 약관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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