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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대통령직 인수위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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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대통령직 인수위 심포지엄'

입력
2008.01.0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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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인수위원장으로 거론되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새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거론하는 건 과욕의 사례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희망제작소 주최로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좋은 준비, 좋은 정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윤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가 정부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해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은 형성되어 있지만 (인수위 단계에서 거론하는 것은) 과욕의 사례로 남을 수 있다"며 "정부조직 개편 논의는 전면적으로 원점으로 돌아가서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번 인수위는 총선과 여야 대치 구조 속에서 활동하는 만큼 정치적 상황과 철저히 단절시켜 안정적 정부 출범에만 치중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인수위 운영을 위한 원칙으로 ▦성과주의 유혹에 빠지지 말 것 ▦전임 행정부와의 결별보다는 연속성을 수정ㆍ보완하는 데 집중할 것 ▦공식적인 정부기구를 최대한 활용할 것 등을 꼽았다.

윤 전 장관은 또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성과주의, 과욕의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며 "차별화 의식을 너무 가지지 말라"고 말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역대 인수위 활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비선조직을 따로 만들지 말 것"을 주문했다.

박 이사는 "비선조직의 존재는 새 정부의 기강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며 "비선조직을 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스타일은 아들 김현철씨를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소통령'을 낳게 하고 결국 정권의 부패와 농단, 신뢰추락과 레임덕 현상을 몰고 왔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또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거나 준비 중인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된다"며 "인수위는 어디까지나 현 정부와 정책에 대한 파악과 차기 정부의 구성과 정책에 대한 준비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새 정부는 무엇보다도 '창조적인 정부'가 돼야 한다"며 "인수위에서 5년의 일을 미리 다 짜놓으면 앞으로 바뀔 시대상황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80% 정도의 계획만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새 정부 인사의 방향' 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지난 16대 인수위에 참여했던 김판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수위와는 별도의 인사팀을 가동시켜 인사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권 초기에 할 일은 많은데 준비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며 "첫 인사가 국정수행에서 중요한 지표를 제시하는 만큼 핵심적인 역할을 할 유능한 '인재찾기'라는 중책은 별도로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영 한림대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가 국정 운영에 대한 반감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지적하며 "국회의원들을 선별적으로 장관으로 임명, 능력과 전문성에 관계없이 미래의 대권 준비를 위한 경력관리 차원의 배려를 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대통령제 본래의 취지로 돌아간다는 차원에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직 겸직 관행을 금지하고 인물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수위와 언론의 관계'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최영재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향후 5년간의 정치권력과 언론의 관계는 약 두 달 간의 정권인수인계 시기에 거의 다 결정 난다"며 "각 언론사는 새 정부를 어떤 기조와 방향으로 보도하는 가를 결정하며 정부 또한 언론정책의 방향을 세운다"고 말했다.

향후 이명박 정부와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김영삼 정부와 비슷한 언론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 언론과는 우호적 관계를 진보적 언론과는 긴장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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