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27일 피살된 후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지역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등 파키스탄 정국이 극도로 혼란해지고 있다.
28일까지 파키스탄 전역에서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분노한 지지자들의 폭력사태로 최소 32명이 숨졌고, 은행ㆍ기차역ㆍ관공서 등 수십 군데가 습격 당해 불에 탔다.
부토의 고향인 남부 신드주(州) 하이데라바드에서는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처음으로 발포해 5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페샤와르 북쪽 망글로르에서는 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 여당 총선후보를 포함해 4명이 숨졌다.
폭력 사태가 확산되자 신드 주 정부의 요청으로 군 부대가 시위 진압에 투입돼 대규모 유혈사태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다시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무샤라프 대통령과 긴급 전화 통화로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을 강력히 비난하고 파키스탄 국민에게 자제와 안정을 호소했다.
이슬람 급진주의자 무장단체들과 파키스탄 군정보국(ISI), 부토의 세속주의에 반감을 가진 군 내부 분파들이 범행 배후로 지목되는 가운데 하미드 나와즈 내무장관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이 암살배후라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부토 전 총리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야당 지도자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총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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