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지방경찰청장이 경찰 스스로 환골탈태는 불가능하다며 경찰 개혁은 외부의 손에 맡겨야 된다는 글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박종환 충북경찰청장(53ㆍ치안감)은 1일 인수위 홈페이지 ‘국민성공 정책제안’코너에 “늑장, 외압, 은폐ㆍ부실 수사의혹을 받았던 한화 사건과 연이은 기강 문란 사례들은 경찰 지휘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찰 출신에 의한 경찰 혁신은 한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며 “경찰청장 직위를 외부에 개방하고 조직 규모와 업무 비중에 맞게 경찰청장 직급도 장관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국민의 지지와 신뢰 없이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문민이 경찰청장으로 임명되면 순혈주의 폐해를 극복하고 경찰 혁신을 역동적으로 추진, 경찰 조직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기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청장의 글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는 “내용의 적절성을 떠나 이택순 청장 임기가 다음달 초로 끝나고 정권 교체를 앞두고 조직을 내버리고 혼자 눈에 튀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 경찰 고위 간부는 “경찰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글”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마당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중동고와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경위로 임용됐으며 서울용산경찰서장, 경찰청 감사관, 제주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뒤 2006년 충북경찰청장에 부임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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