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일까. ‘슛도사’ 이충희 감독이 26일 사퇴하면서 감독 대행을 맡게 된 김상식(39) 코치는 팀을 맡은 첫날부터 안양 KT&G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렀다.
KT&G는 김상식 감독대행이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동안 사령탑을 맡았던 팀. 당시 김상식 감독대행은 시즌 도중 물러난 김동광 감독의 뒤를 이어 KT&G를 이끌었고, 19경기에서 10승9패라는 좋은 성적을 올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확히 1년 여 만에 또다시 ‘감독대행’이라는 직함을 부여 받은 김상식 코치는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이 급선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용병 한 명(리온 트리밍햄)을 비롯해 부상 선수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며 “시간을 두고 팀을 추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기업은행을 거쳐 KT&G의 전신인 SBS에서 뛴 김 대행은 지난 2004년부터 SBS의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년 여의 코치 생활을 거쳐 KT&G의 감독대행을 맡았고, 정식 감독 승격이 유력시 됐지만, KT&G가 유도훈 현 감독을 영입하면서 오리온스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특별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던 팀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 대행의 농구 철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팀 플레이다. 김 대행은 27일 첫 경기를 앞두고 “공격과 수비 모두 철저히 팀 오펜스, 팀 디펜스를 펼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김 대행은 이어 “부상 선수가 너무 많아 현재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심하다”며 “출전 기회를 골고루 배분해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두개 구단에서 시즌 도중 물러난 감독의 빈자리를 맡게 된 김상식 감독대행. 하지만 김 대행의 대구 오리온스는 KT&G의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위 KT&G는 27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 오리온스전에서 104-77 대승을 거두고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반면 오리온스는 7연패에 허덕이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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