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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총선 4주 연기 가능성…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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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총선 4주 연기 가능성… 긴장 고조

입력
2008.0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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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암살 사건 이후 총선을 4주 정도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일자 부토측 등 야당들이 총선 강행을 주장, 총선 시기를 두고 파키스탄 정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AFP는 1일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 관리의 말을 인용, 부토 전 총리 사망 후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요와 시위로 총선이 당초 8일에서 2월 하순으로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전국적인 시위로 일부 선거인 명부가 분실되고 인쇄물 제작, 선거 진행 요원 교육 등이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총선이 적어도 4주 이상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긴급 회의를 소집해 총선 날짜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랍 31일 부토 전 총리의 암살 이후 소요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신드주 정부는 “최소 9개의 선관위 사무실이 불에 탔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4~6주 가량 총선을 연기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이자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신임 공동 의장에 임명된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는 총선 연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다른 야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를 이끌고 있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도 부토 전 총리 암살 직후 밝혔던 총선 거부 의사를 철회하면서 총선은 예정대로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이 총선 연기를 일제히 반대하고 나선 것은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의 동정표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특히 부토 전 총리의 사인을 둘러싸고 파키스탄 정부측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의 하미드 니와즈 내무장관은 구랍 31일 “부토 전 총리가 자동차 선루프에 부딪혀 사망했다는 자베드 이그발 치마 내무부 대변인의 발언은 실수였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와즈 내무장관의 발언은 치마 대변인이 28일 “부토 전 총리가 자동차 선루프 레버에 부딪힌 충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한 것을 번복한 것이다. 치마 대변인의 발표 후 사건 현장에서 괴한이 권총으로 부토 전 총리를 겨냥하고 있는 장면이 TV에 공개되는 등 권총 피격으로 인한 사망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정부 당국의 발표 배경을 두고 의혹이 커져 왔다.

야권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부토 전 총리의 사인 규명하는 데 유엔(UN) 등 국제 기관이 참여할 것을 요구했지만 모하메드 미안 숨리 총리는 “파키스탄 전문가들이 충분히 능력을 갖고 있다”며 거부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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