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재활용 용품을 사용해 관련 사업을 키워야 합니다.”
‘잉크가이’의 최윤희(42) 사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친환경 사업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사업 아이템은 간단하다.
텔레비전 만큼이나 보편화된 프린트에 사용되는 잉크와 토너를 충전시켜 주는 일이다. 최 사장은 한번 쓰고 버리는 대표적인 소모품인 잉크와 토너를 충전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경비까지 절약하는 컨셉트로 가맹점 1,000여개를 일군 사업가다.
2005년 5월에 문을 열어 하루 한 개 꼴로 가맹점이 늘어난 셈이다.
1995년 출판 사업을 시작으로 인터넷 솔루션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던 최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그는 “어느 날 사무실에 잉크가 떨어졌는데 그 때마다 사러 간다는 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누군가 빠르게 와서 저렴하게 정품과 같은 품질의 잉크를 충전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아이템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문제는 충전 장비의 소형화였다. 잉크를 충전하기 위해 청소 도구와 충전도구가 필요한데 그 크기만해도 대형 냉장고의 두 배에 달했다.
그는 한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장비를 만들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창업박람회를 돌아다녔고, 10개월 만에 진공청소도구를 만드는 미국의 한 업체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대로 쓸 수는 없었다. 그는 직접 기존 기기들을 모두 분해해 장단점을 비교하고, 재조립하면서 부피는 작으면서 충전 성능을 향상시킨 ‘7kg짜리 은색가방’을 만들어 냈다.
충전기기의 소형화 성공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1,250만원이면 창업 가능한 무점포 사업인데다 불황일수록 사업이 잘 된다는 특수성 때문에 창업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경비절감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기업이 늘면서 수요도 그에 비례해 확대됐다.
최 사장은 “프린터 토너 정품은 10만원이 넘고, 재생품도 5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충전하면 3만원이면 가능해 경비절감 효과가 크다. 자원낭비를 줄여 환경오염 방지에도 기여한다는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미래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고 전했다.
국내에서 1,000개 가맹점을 넘긴 잉크가이는 해외 교민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미국과 일본 중국 뉴질랜드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는 사업성공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한다. 일반 기업과 달리 경비절감과 환경오염에 앞장서야 할 정부부처나 공기업들이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정부부처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중요하지 않은 문서 프린트에 충전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이미 검증된 제품의 질을 문제 삼아 관심을 두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화두인 친환경과 자원절약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같은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정부가 직접 구매를 검토하고 기술지원을 한다면 환경과 관련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회사로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