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 국내 자동차 시장은 벽두부터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격전장으로 변할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연초부터 수입차와 겨룰 대형 신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는데 반해 수입차 업체들은 중가 자동차 시장 점유를 위해 중저가 모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내년 자동차 업계의 가장 큰 흐름은 그간 구분됐던 국산차와 수입차 시장간의 경계가 급속히 붕괴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대차가 2008년 1월8일 출시하는 프리미엄 대형세단 '제네시스'는 국내외 시장에서 수입차를 주타깃으로 삼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렉서스 ES350, BMW 528,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를 따라 잡는 게 목표다. 제네시스는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3,300㏄, 3,800㏄ 감마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는 등 성능을 끌여 올렸다.
앞서 기아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하비'를 내달 3일 출시, 수입 SUV와의 정면 승부를 건다. 기아차가 약 3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내놓은 모하비는 250마력, V6 3.0 디젤 S-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 현재 국내 판매중인 BMW X5, 아우디 Q7, 인피니티 FX와 경쟁한다. 기차아는 잠재 고객들에게 자료를 발송하는 등 이미 판촉활동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르노삼성차도 1월 3일 'SM7'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외관이 예전 모델과 완전히 다르게 교체되고, 엔진도 일부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측은 2008년 신차 관련 계획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깜짝 홍보를 위해 보안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차는 3월 '체어맨W'를 시장에 내놓는다. 이 차는 국내외 10만여 대의 판매량을 올린 체어맨의 신형 모델로 뉴체어맨 보다 상급 모델이다. V8 5,000㏄의 배기량과 7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BMW 750, 아우디 A8 4.2 등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이에 맞서 수입차는 기존 프리미엄급 시장을 지키는 한편, 대중적인 모델로 국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아우디코리아는 내년 프리미엄 컴팩트 해치백 모델인 'A3'를 국내 처음 선보인다. 이는 3,000만원대 국산차 시장을 노리는 것으로 BMW, 벤츠 등 경쟁 수입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산차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이밖에 'A4 S-라인' 등 부분변경을 포함한 8개의 차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BMW코리아는 국내 3,000만원대 시장을 겨냥해 1시리즈를 선보인다. 이 모델은 아우디 A3, 메르세데스 벤츠 마이비, 현대차의 소나타, 르노삼성의 SM5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뉴 650i 컨버터블','X6', '미니 클럽맨'도 들여올 계획이다.
한국닛산도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외에 뮤라노 등 닛산의 대중 모델 출시를 준비중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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