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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프로야구 창단/ KBO 신상우 총재 27일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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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프로야구 창단/ KBO 신상우 총재 27일 공식 발표

입력
2007.12.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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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KT가 프로야구에 참여한다. 그러나 KT는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새롭게 구단을 창단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럴 경우 현대 유니콘스는 사실상 해체가 되지만 내년 시즌 프로야구는 올시즌처럼 8개 구단으로 운영하게 된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KT의 프로야구 참여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95년 말 인천 연고의 태평양 돌핀스를 430억원에 인수, 프로야구에 의욕적으로 뛰어든 현대는 12년 만에 구단 깃발을 내리게 됐다. 지난 2002년 민영화된 KT는 현재 12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KTF 등 총 19개 자회사로 구성된 자산규모 27조5,000억원으로 국내 재계서열로는 20위 권이다.

KT가 새 구단을 창단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이유는 현대를 인수할 경우 그 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는 올시즌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해 KBO의 야구 발전 기금을 담보로 130억원 가량을 대출 받았다. KT가 현대를 인수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이 돈을 갚아야 한다.

이는 현대의 공식 매각 대금 보다도 50억원이 많은 액수다. 지난 1월 KBO가 농협중앙회와 협상 과정에서 산정한 현대의 매각 대금은 80억원에 불과했다. 현대를 인수하게 되면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KT가 창단할 경우 현대가 진 130억원의 빚은 상환할 의무가 없어진다. 이에 따라 KT의 창단 협상 과정에서 130억원의 처리 문제는 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SK 와이번스의 경우 지난 2000년 해체 위기에 처한 쌍방울을 사실상 인수한 후 재창단하는 방식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했다. SK는 당시 쌍방울의 연고지인 전주에서 벗어나 인천에 입성할 수 있었고, 창단 과정에서 KBO로부터 신인 지명 등 여러 측면에서 신생팀으로서 파격적인 혜택을 입었다.

수 년 전부터 프로야구 참여를 검토해온 KT도 SK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창단의 수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SK의 전례를 고려하면 기존 현대 선수들의 고용 승계는 그대로 이뤄질 전망이지만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의 진로는 예측할 수 없다.

KBO는 그동안 현대 인수를 놓고 농협중앙회, STX 그룹과 양해각서 체결 직전까지 협상을 진전시켰으나 그 때마다 미숙한 일처리로 성사직전 단계에서 매각을 무산시켰다. 그러나 신상우 총재는 이달 초 열린 언론사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김시진 현대 감독을 만나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겠다”며 구단 매각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피력했다.

올시즌 현대 야구단은 창단 후 가장 어려운 한 시즌을 보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입단한 장원삼 등 신인들이 계약금의 일부를 받지 못하는가 하면 올해 2대 사령탑에 오른 김시진 감독은 계약금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구단 직원들은 11,12월 두 달간 월급을 받지 못하며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이르렀고, 2008시즌 연봉 재계약 협상도 올스톱됐다. 현대 정재호 단장은 “어려웠던 구단 매각 문제가 해결된다니 천만다행이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잘됐다”며 반겼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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