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초 내에 '넷심'을 잡지 못하면 승부는 그것으로 끝입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한게임 등을 운영하고 있는 NHN의 최휘영(43) 대표. 그는 26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0.5초 안에 신뢰할만한 내용이 뜨지 않으면 네티즌들은 떠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네티즌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불과 1초도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경기도 분당에 있는 10평 남짓한 그의 사무실에 놓여진 책상은 3대의 대형 모니터가 에워싸고 있었다. "한꺼번에 이메일을 쓰고 게임을 하면서 사이트(네이버)를 모니터링을 할 순 없잖아요. 3개의 모니터는 각각 다른 용도로 사용합니다."
특별히 외출로 자리를 비울 때를 제외하고 그의 일상은 네티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는 것 같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그의 블랙잭 휴대폰은 인터넷 사이트 모니터링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전화로 연신 진동음을 내며 울어댔다.
넷심 잡기에 성공한 NHN은 현재 초고속 성장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매출과 직결되는 검색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NHN은 이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10조원대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으로 떠올랐다. 2005년 최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에 비해 무려 10배 가량이나 성장한 것이다.
NHN은 특히 네이버의 급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초로 '매출 1조원 클럽'(미국ㆍ일본ㆍ중국 등 해외법인 매출 포함)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 한게임과 네이버가 합병해 탄생한 지 8년 만이다.
최 대표는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볼 때 연초 제시했던 목표치(매출 1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검색광고와 게임시장에 치중했던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까지 NHN의 누적매출액(해외법인 매출 제외)은 전년동기에 비해 60% 가량 늘어난 6,465억원을 기록했다.
게임분야에서의 성장세 역시 두드러졌다. NHN의 또 다른 성장 축인 게임 부분에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약 50% 증가한 1,650억원을 달성했다.
한게임과 네이버 합병 이후 인터넷 검색 부분에서의 폭발적인 신장세에 가려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게임 분야가 다시 옛 위용을 되찾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게임 배급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낼 경우 게임 분야에서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높다.
NHN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진정한 최강자로 재탄생 하는 것. 필요하다면 경쟁력을 갖춘 업체와의 인수ㆍ합병(M&A)도 과감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잖아요. 한정된 분야에서 경쟁을 하기 보단 해외시장에 나가서도 통할 수 있는 의미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변화하고 있는 온라인 환경에 맞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말이죠."
■ 최휘영 대표는
국내 인터넷 시장에 '검색광고'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킨 주인공. 기자 출신(연합뉴스 YTN)으로 2000년 야후 코리아를 거쳐 2002년부터 NHN에 합류했다. 네이버 기획실장과 부문장을 역임한 뒤, 2006년부터는 NHN 단독대표를 맡고 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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