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 태안 지역 해수욕장과 인근 주거 지역의 공기에서 발암성 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전 교육을 받지 않고 방제 장비조차 없이 기름 제거에 나선 주민, 자원봉사자 등이 심각한 인체 피해 자각 증세를 보이고 있어 역학조사 등 대책이 필요하다.
26일 대전시민환경연구소에 따르면 기름 유출(7일)후 4~8일이 지난 11~15일 만리포 해수욕장과 모항리 주거지 등 사고 지역 24곳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 농도를 조사한 결과, 19곳의 벤젠 오염도가 2010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대기환경기준(1.5ppb)을 초과했다. 일본의 기준(0.94ppb)을 적용해도 조사대상 24곳 모두 기준치를 넘어섰다.
연구소 측은 “벤젠이 0.3ppb의 농도로 평생 노출될 경우 100만명 가운데 6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사고 초기 지역 주민이나 방제 작업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등은 조사 시점보다 높은 농도의 벤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민과 방제 인력에 대한 정밀역학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녹색연합과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는 이날 방제 작업에 참가한 2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호흡곤란, 목의 갈라짐과 쓰라림, 구토, 두통, 현기증 등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2일 이상 현장에 투입된 사람들은 현장 작업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들보다 눈 가려움증은 약 20배, 눈 충혈은 약 8배, 호흡곤란과 피부가려움증은 약 10배, 피부자극은 무려 29배나 높은 자각 증세를 보였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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