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권력 지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랜 가신그룹과 당 경선 때부터 이 당선자를 도운 ‘MB맨’(이명박의 사람)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와 당선자 비서실, 당에 골고루 포진했다. 이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새 정권 청사진을 그리고 정부 조직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등 막강 파워를 누리게 된다.
가장 큰 힘이 실린 곳은 당선자 비서실이다. 비서실은 이 당선자의 복심인 정두언 의원과 안국포럼팀 등 친위 부대로 짜여진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 의원이 인수위가 아닌 비서실 보좌역으로 가는 것은 2선 후퇴가 아니라 실세 중의 실세가 된다는 뜻”이라며 “이 당선자가 정 의원을 리베로로 옆에 두고 인사와 정무 등을 두루 주도하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임태희 의원은 비서실장에 유임돼 ‘MB맨’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경선 때 비서실장을 맡았던 주호영 의원도 당선자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비서실팀은 그대로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에선 경선 때 중립을 표방했지만 친박(親朴)에 가까웠던 맹형규 의원의 기획조정분과위 간사 발탁이 눈에 띈다. 이 당선자가 “이번에 기용해서 ‘우리 사람’으로 만들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과 경선 후 잠시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진수희 의원, 정책 전문성으로 이 당선자의 신망을 얻은 이주호 의원, 중립 성향의 박진 박재완 의원 등도 ‘뉴파워그룹’으로 떠올랐다. 학계에선 이 당선자의 ‘정책 복심’인 곽승준 강만수 백용호 교수 등이 중용됐다.
이 당선자 최측근 중 한 명인 박형준 의원은 기획조정분과위원을 맡았다. 그는 비서실과 인수위를 연결하는 창구로서 이 당선자 의중을 인수위에 전달하고 각 분과위를 물 밑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실세는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 이재오 정종복 의원 등이다. 이들은 내년 4월 총선 공천에 상당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현재 공식 라인에선 벗어나 있지만 여전히 막강한 실세다. 이 의원의 최고위원 복귀가 검토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당선자 형인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의원, 최시중 고문 등은 일종의 ‘원로회의’로서 이 당선자 주변 권력 다툼과 갈등을 막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은 총선 등 중대 정국 때 당내 박근혜 전 대표 진영과의 가교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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