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ㆍ고령화 문제로 고민하는 일본 사회에 노인 전용 교도소 시설이 등장한다.
2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은 히로시마(廣島)와 다카마스(高松), 오이타(大分) 등 3개 시의 교도소 내에 고령자 전용 수용동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2007년도 추가경정 예산에 83억엔을 계상,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고령자 전용 수용동에는 건물 복도에 도보용 손잡이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등 수감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대폭 강화된다. 전용동이 만들어지는 3개 도시 교도소는 시내 중심지에서 가깝고, 민간 의료기관과 연계도 용이한 곳이다.
법무성은 수형 생활에 지장이 있는 전국의 고령 수감자를 이곳에 집중 수용해 편의를 봐주고 교도소 운영도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고령 수감자를 위해 체력적 부담이 적은 노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간병 체제를 구축하는 등 향후 고령 수감자를 위한 추가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법무성의 이 같은 결정은 고령 수감자의 급증에 따른 고육책이다. 법무성에 따르면 현재 60세 이상 수감자는 9,000여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중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수형 생활에 지장이 있는 고령 수감자는 1,000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수감자 자신뿐만 아니라 교도 행정에도 커다란 지장을 초래, 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에 나선 것이다. 수감자 과잉수용으로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리는 교도관들이 고령 수감자의 목욕을 돕고 수발까지 들어야 하는 상황은 교도행정에 큰 부담이 되어왔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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