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러시아, 중국 중심으로 이뤄지던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수출이 최근 베트남 중동 중앙아시아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IT 한류(韓流) 열풍의 틈새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게임, 보안, 통신, 초고속인터넷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IT 벤처 기업들이 앞 다퉈 신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자회사인 한컴씽크리는 지난 달 베트남 최대 온라인 게임 업체인 비나게임과 웹오피스 업무 협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컴측은 연간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웹오피스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유통ㆍ배급) 업체인 CJ인터넷도 지난 달 두바이 인덱스 홀딩사와 중동 게임캐릭터 사업 독점 대행 계약을 했다. 앞서 이 회사는 국내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1인칭 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을 베트남에 진출 시켰다.
보안 분야에서는 안철수연구소의 해외 진출이 돋보인다. 이 업체는 동남아시아(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지역의 현지 파트너사들을 통해 온라인 보안 서비스(ASP)와 네트워크 보안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 9월 차세대 네트워크 통합 보안 장비인 트러스가드 UTM(AhnLab TrusGuard UTM)을 인도네시아 재무부와 캄보디아 정부기관에 첫 수출했다.
대기업 역시 신흥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우즈베키스탄의 유선통신사업체와 무선인터넷(와이맥스) 사업자를 인수, 내년부터 타쉬켄트, 사마르칸드 등 12개 도시에 무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또 아프리카 르완다 정보통신부와 휴대인터넷(와이브로)망 구축 공급 계약도 마쳐 내년 11월까지 광케이블 설치 및 가입자 관리를 위한 인증시스템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시장에 안착한 SK텔레콤은 베트남을 글로벌 기업 도약의 제 2전진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S폰’이라는 브랜드로 베트남 현지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는 SK텔레콤은 320만명의 가입자(10월말 기준)를 확보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KTF도 최근 인도네시아에 ‘프리컴스’라는 조인트 벤처사를 설립하고 현지 사업자들 대상으로 통화 연결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달 초에는 말레이시아의 3세대(G) 신규 사업자인 ‘U모바일’에 총 2억 달러를 투자해 33%의 지분을 인수, 현지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은 수출 판로 확대와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틈새 시장 공략은 포화상태에 직면해 있는 국내 IT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 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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