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알 카에다와 탈레반 소탕을 위해 파키스탄군에 제공한 군사 지원금 중 50억 달러(약 4조 7,000억원) 이상이 당초 목적 이외의 용도로 전용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 “파키스탄군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군사 지원금을 대 인도 군사 무기 시스템 개발에 전용했다”며 “이 같은 전용은 파키스탄군이 미국측에 연료, 탄약 등의 비용을 부풀려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파키스탄군이 수행해온 테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연합지원기금(CSF)이라는 명목으로 5억 달러를 제공했으며, 이와 별도로 해마다 3억 달러를 장비 지원과 군사 훈련 용도로 지원해 왔다.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은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본격화했다.
익명의 미군 고위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연합지원기금이 전달돼야 할 파키스탄 야전 부대의 장병들이 군화가 아닌 가죽 샌들을 신고 있으며 1차 대전 당시의 AK_47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베트남전 당시에 사용되던 코브라 헬리콥터 20대를 수리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 발언과 관련, “코브라 헬리콥터 수리를 위해 그간 80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내년 400만~600만 달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원이 충분치 않다”며 “코브라 헬기 20대 중 그나마 1대만이 사용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의회는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주 파키스탄에 제공할 올해 지원분 3억 달러 등을 제한할지 여부를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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