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의 세월이 정말 뿌듯하다.”(박세리)
“앞으로 10년 동안 꿈을 이루고 싶다.”(신지애)
‘신구 골프여왕’ 박세리(30ㆍCJ)와 신지애(19ㆍ하이마트)가 24일 본지와 송년 만남을 갖고 솔직한 골프 이야기를 털어놨다.
199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으로 이듬해 LPGA투어에 발을 디딘 박세리는 올해 10년째를 맞아 통산 24승과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신지애는 IMF시절인 1998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며 ‘국민의 희망’으로 떠오른 박세리의 모습을 보고 골프에 입문한 ‘박세리 키드’. 그가 골프채를 잡은 지 10년 만에 ‘신 골프여왕’으로 발돋움했다.
그렇기에 2007년은 이들에게 특별한 해로 자리잡고 있다.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내 골프 인생 최대의 꿈을 이룬 뜻 깊은 한 해였다”면서 “한 마디로 가슴 벅차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지애도 “내가 생각해도 대단한 한 해였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한 해 10승을 거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둘의 10년에 대한 의미 부여에는 나이 만큼이나 차이가 있었다. 박세리는 “한 가지 꿈을 세워 혼자 외롭게 시작했지만 목표를 달성해 뿌듯하다”고 했다. 신지애는 “(세리)언니는 지난 10년의 생활을 긍정적으로 회상하는 자리인 반면 나에게 향후 10년은 꿈을 꾸는 시간이 될 듯 싶다”며 “10년 뒤에 언니처럼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진지하게 듣고 있던 박세리가 “10년 잠깐이야”라며 초심 잃지 말고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박세리는 앞으로 성적에 연연한 골프를 하기 보다는 후배들을 친동생처럼 보살피고 경쟁력을 높여주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골프여왕들의 ‘수다’는 계속됐다. 신지애가 “우리 또래가 흔히 말하는 ‘박세리 키드’인데 이렇게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하자, 박세리는 “인터뷰용 멘트 같은데”라고 농담을 건넨다.
그러자 신지애는 손을 가로 저으며 “아니에요. 실제로 제 또래 선수들이 언니랑 같이 플레이한 나를 보고 ‘박세리 언니 골프실력 어때?’ 등 신기함과 동시에 부러움 섞인 질문을 할 정도라니까”라고 진담임을 강조한다.
이어진 박세리의 장난 섞인 응대가 노련미와 원숙미를 보여준다. “박세리 무서워?, 때리지는 않아? 등의 질문이 아니고?”
신지애는 분위기를 바꿨다. “언니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정말 보고 싶어요. 언제쯤 볼 수 있어요”라며 기자가 궁금했던 질문을 대신했다. 박세리는 “후배들이 정말 많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치르고 싶은 게 꿈이다. 모든 선수들을 초대하고 싶다”면서도 결혼 시점에 대해서는 “내 나이가 있긴 하지만 서두르기보다는 좋은 사람 만나는게 급선무다. 남들은 잘도 하던데 나는 영…”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둘은 팬들에게 새해인사로 만남을 마무리했다. “꾸준히 성원해줘 감사드리며 건강이 가장 중요한 만큼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박세리), “많은 관심 받은 만큼 더욱 노력해 큰 선수가 될 것을 약속드리며 새해 소원 성취하세요.”(신지애)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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