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이 일제 침략시절 중국인에게 피해를 준 일본 민간기업에게 배상판결을 내렸다고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국 해사법원은 최근 중국 선박 회사 중웨이(中威)선박회사로부터 2척의 선박을 임차한 뒤 되돌려주지 않은 일본의 미쓰이(三井)주식회사에게 “중국 선박 회사 창업자 후손들에게 1억 9,000만위안(237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세계 2차 대전 중 일제에 피해를 본 중국 민간인들의 보상 및 배상의 길을 열어주는 선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원고측에 따르면 중웨이의 창업주 천순통(陳順通)은 1936년 6월 상하이(上海)에서 일본 다이도(大同)선박에게 선박 2척을 1년간 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다이도 선박은 37년까지 임대료를 내지 않았고 이후 다이도는 미쓰이 주식회사에 합병됐다. 일본 정부는 1937년 이 선박을 징발해 태평양전쟁에 사용했고 선박은 이후 동중국해에서 침몰했다.
중국 법원은 “일본 선박회사가 중국 선박 2척을 불법 점유한 사실이 인정되고, 제때에 선박 소유자에게 상세한 상황을 설명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은 대일 배상 문제에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향후 유사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판결이 일제로부터 피해를 입은 개인이 당시 가해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일 관계가 급진전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나왔고, 27일로 예정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방중에 앞서 신화통신이 보도한 점 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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