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안개 정국으로 빠져 들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산타 랠리’의 기대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증시가 게걸음을 하고 있는데다 은행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증시를 떠나 은행으로 발길을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내년에도 예금보다는 펀드가 가장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내 주요 은행장들에게 물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박해춘 우리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하나 같이 내년 증시도 상승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펀드를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꼽았다.
다만 국내 증시가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분산투자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강정원 행장은 우선 은행예금과 간접투자 상품 비율을 7대 3으로 제시해 가장 보수적인 재테크 전략을 추천했다. 신상훈 행장은 펀드에 60%를 투자하되 국내 주식형, 브릭스, 아시아 펀드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김종열 행장은 머니마켓펀드(MMF),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통해 충분히 유동 자금을 확보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무게를 둘 것을 권했다.
은행장들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시중의 우려와는 달리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부동산 전략대로라면 재건축ㆍ재개발 시장이 활성화 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위험성도 있지만 공급 우선 정책을 통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해춘 행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적으로는 일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이 수요억제 정책에서 공급확대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아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대부분 4% 후반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종열 행장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효과와 민간소비 회복, 수출 호조 등의 이유를 들어 가장 낙관적인 5.2%를 제시했다.
강정원 행장과 박해춘 행장은 4.5~5.0%로 폭을 넓게 잡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영향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해외경기 침체우려 등으로 급격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신상훈 행장도 국제금융 시장 불안으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국내 수출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보고, 올해 4.8%보다 낮은 4.7%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