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인 동시에 유례를 찾기 힘든 논란의 사건이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홈런왕’ 배리 본즈(44)가 2007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의 AP통신은 22일(한국시간) 2007년 한 해 동안 쏟아진 스포츠뉴스 가운데 배리 본즈의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756개) 논란을 최대 뉴스로 뽑았다.
AP통신 스포츠 기자 및 방송 관계자들의 투표에서 배리 본즈의 홈런 기록 논란은 총 1,352점을 얻어 2위에 오른 미프로풋볼(NFL) 마이클 빅(애틀랜타 팔콘스)의 투견 혐의로 인한 구속 수감을 제치고 ‘올해의 뉴스’로 선정됐다.
본즈는 지난 8월8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756호 홈런을 때려 행크 에런이 1976년 세운 통산 최다 홈런 기록(775호)을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하지만 상처 투성이의 영광이었다. 배리 본즈는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 복용설에 시달리며 ‘약물에 의존한 홈런왕’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본즈는 신기록 경신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올해 초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1년 내내 각종 뉴스를 양산해 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3위는 지난 2년간 범죄 단체와 손잡고 승부 조작을 일삼은 미프로농구(NBA) 팀 도너기 심판의 유죄 평결 사건이 차지했고, 플로리다대가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에서 미식축구와 농구를 동시 석권한 것이 4위에 올랐다.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빌 벨리칙 감독의 ‘몰래 카메라’ 사건은 다섯 번째 뉴스로 선정됐다. 벨리칙 감독은 카메라를 동원해 상대 수비 코치의 사인을 몰래 녹화하다 적발돼 벌금 50만 달러를 물었다.
메이저리그를 온통 약물 파동으로 뒤흔든 ‘미첼 리포트’ 사건은 설문 조사 시점보다 늦게 일어났지만 9위에 올라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AP통신이 미국의 뉴스 통신사다 보니 올해의 뉴스는 주로 북미 프로스포츠에 초점이 맞춰졌다. 때문에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5년 연속 윔블던오픈 우승(13위), 데이비드 베컴의 LA갤럭시 이적(14위) 등 국내 스포츠팬들에게 잘 알려진 소식은 순위가 뒤로 밀렸다.
또 AP통신 선정 10대 뉴스 가운데 무려 8건이 약물 파문과 승부 조작, 총기 사건 등 부정적인 뉴스라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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