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은 한 사회의 지적, 정서적 창조력의 수준과 품질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대표한다. 사회가 어떤 책을 만들어내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책을 소중한 성과로 평가하는가를 보면 그 사회의 품격과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출판은 산업 이상의 것이다. 산업이면서 동시에 한 사회의 지적 열망과 관심, 문화적 성취와 실패에 대한 가장 확실한 정보를 담고 있는 집단적 문화 활동의 영역이다. 우리 사회가 한 해 동안 거둔 지적, 정서적 성과들을 점검하고 그 성과들 가운데 사회가 마땅히 인정해 줄만한 것들은 무엇이며 어떤 노력을 높이 평가하여 창조적 생산력을 자극할 것인가, 이것이 해마다 한국출판문화대상이 실시되는 이유이고 목적이다.
시상 대상 5개 부문에 출품된 저작물들을 보면 금년 한 해에도 우리 사회에 왕성한 저술력이 발휘되고 있었다는 반가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양질의 책을 내기 위해 발분해오고 있는 출판인과 편집인들의 땀과 정성도 확인된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장기적인 공력의 투입이 필요한 연구조사와 주제 개발을 바탕으로 한 출판기획능력의 괄목할만한 신장과 국내 저술력의 양적 질적 발전이다. 자세한 논평은 5개 부문에 대한 각개 심사평이 대신해주고 있지만, 이 총평에서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것은 지방의 한 면사무소가 10년 세월을 바쳐 펴낸 혁신적인 어떤 면(面)지의 출현이다.
전북 정읍시 소성면 면지 ‘소성(所聲)’이 그것이다. 통상의 수준을 뛰어넘는 훌륭한 저술과 출판의 능력이 이처럼 지방의 면 단위에서도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은 저술력의 확장을 보여주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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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심 : 이태진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김혜숙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 도정일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 상임대표, 김웅서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자원연구본부 본부장, 김경연 청소년문학 평론가
▦예심 : 정재서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교수,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허병두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 도서평론가 표정훈, 청소년 문학평론가 김경연
▦특별상 심사위원 : 김병익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강희일 다산출판 대표, 장명수 한국일보 고문
도정일 문학평론가ㆍ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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