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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5m 자유투에 울고 웃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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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5m 자유투에 울고 웃는 선수들

입력
2007.12.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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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승부차기 폐지를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블래터 회장은 “축구는 팀 스포츠인데 개인기인 승부차기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 것은 모순”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적으로 페널티킥의 성공률은 100%다. 키커가 골문에서 11m 떨어진 지점에서 찬 볼은 0.5초 이내에 골라인을 통과한다. 반면 골키퍼의 반응속도는 0.66초 이상이다. 정확하게만 차면 무조건 성공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공률이 70%밖에 안 된다는 게 축구계의 정설이다.

자유투는 ‘농구의 페널티킥’이다. 자유투는 골대에서 4.425m 떨어진 곳에서 던진다. 페널티킥처럼 수비수의 방해 없이 정지된 상태에서 공을 던진다. 슈터들의 경우 6.25m 밖에서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 쏘는 3점슛 성공률도 45%정도 된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자유투 성공률은 아무리 못해도 90%는 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20일 현재 프로농구(KBL) 10개 팀 중 KT&G만이 83.01%를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9개 팀은 60~70%대다. LG는 68.78%로 10개 팀 중 최하위다. 여자프로농구(WKBL)의 경우 6개 팀 중 80%대 성공률은 한 팀도 없다.

때문에 경기 막판 뒤지고 있는 팀으로서는 파울 작전으로 승부를 건다. 지난 19일 LG는 63-64로 뒤진 종료 13.6초 전 KCC 서장훈과 추승균에게 잇따라 파울을 하며 자유투를 유도했다. 그러나 서장훈과 추승균은 4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LG의 기대(?)를 저버렸다.

자유투도 뱅크슛

고 김현준 전 삼성 코치는 현역 시절 백보드를 맞히는 뱅크슛이 일품이었다. 그는 3점슛은 물론 자유투도 뱅크슛으로 넣었다. 성공률은 100%에 가까웠다.

공교롭게도 김 전 코치의 광신상고-연세대 11년 후배인 문경은(SK)도 뱅크슛 자유투를 즐긴다. 평소에 문경은은 ‘정상적으로’ 던지지만 승부처에서는 자유투를 뱅크슛으로 넣는 경우가 많다. 오리온스 김승현은 3점슛이나 자유투 안 가리고 노 스텝으로 쏜다.

호흡조절은 기본

정미라 전 삼성생명 코치는 두둑한 배짱과 호흡조절을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는 비결로 꼽았다. 정 전 코치는 “위기에서 자유투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은 심적 부담으로 호흡이 거칠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심판한테 공을 넘겨 받으면 10초 이내에 던져야 하는 만큼 하프라인까지 걸어갔다 온다든지, 신발끈을 고쳐 맨다든지 하면서 충분히 호흡을 조절한 뒤 공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뒤쪽 림을 봐라

프로 원년부터 꾸준히 85% 안팎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달인’ 추승균은 심호흡과 뒤쪽 림을 보고 던지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추승균은 “심판한테 공을 받으면 바닥에 딱 세 번만 튕긴 뒤 숨을 멈춘 채 뒤쪽 림을 보고 던진다. 승부처, 위기 이런 것 생각하다 보면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던지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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