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없이도 프로팀을 꺾어보겠습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용병 없이 시즌을 시작해 1라운드에서 프로 3개팀에게 전패하며 체면을 구긴 것을 꼭 만회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라운드에서는 지난 시즌과 같은 끈끈한 조직력이 살아나지 않아 고전했지만 현대캐피탈 특유의 빠른 속공과 수비가 살아나고 있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프로팀에 승리하며 디펜딩챔피언의 매서운 저력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08 프로배구 2라운드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후인정(13점 5블로킹)과 이선규(11점 3블로킹)를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LIG에 1라운드에서 패한 빚을 톡톡히 되갚았다. 현대캐피탈은 LIG와 똑같이 3승3패를 기록했지만 득실차에서 앞서 LIG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1세트부터 높은 신장을 활용한 현대캐피탈의 ‘철벽 블로킹’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1-21에서 후인정은 상대 주공격수인 기예르모 팔라스카의 공격을 잇따라 막아내며 23-21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경수의 공격 범실로 만든 세트포인트에서 이번에는 박철우가 엄홍섭의 공격을 차단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에서도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5개를 잡아내는 등 LIG 좌우 ‘쌍포’인 이경수와 팔라스카의 공격을 철저히 차단하며 여유 있게 세트를 따냈다. LIG의 뒷심에 고전한 3세트에서는 줄곧 1점차 승부를 유지했지만 23-22에서 센터 윤봉우와 이선규가 연속 빠른 속공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마무리 했다.
LIG는 1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전 17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또 다시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해 선두권 진입에 실패했다. 계약금을 요구하며 입단을 거부하는 바람에 뒤늦게 팀에 합류한 ‘얼짱’ 김요한(LIG)은 이날 배구팬에게 첫 선을 보였다. 김요한은 18-16으로 팀이 리드한 1세트 중반 세터 이동엽 대신 원포인트 블로커로 투입됐지만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여자부의 흥국생명은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개인통산 첫 1,500점을 돌파한 김연경(29점)의 불꽃 활약을 앞세워 한국도로공사를 3-1로 제압했다. 개막전 패배 이후 4연승을 내달린 흥국생명은 KT&G(4승)에 이어 2위를 지켰다.
● 프로배구 전적(20일)
▲ 남자부
현대캐피탈(3승3패) 3-0(25-21 25-20 25-23) LIG(3승3패)
▲ 여자부
흥국생명(4승1패) 3-1(25-23 25-19 24-26 25-16) 한국도로공사(1승4패)
천안=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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