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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공약' 허경영… '황당한'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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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공약' 허경영… '황당한' 선전

입력
2007.12.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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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냉소증의 반영일까, 아니면 실체가 있는 인기일까.

대선에서 허경영(60ㆍ기호 8번) 경제공화당 후보의 선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허 후보는 9만6,756표를 얻어 전체 0.4%의 득표율로 7위를 기록했다.

당선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조한 득표임에 틀림없지만, 6위 민주당 이인제 후보(16만708표ㆍ0.7%)와는 불과 0.3%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8위인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1만8,223표ㆍ0.1%)와는 격차를 크게 벌렸다. 지난달 27일~대선 당일(19일) 한 포털사이트의 대선 관련 동영상 조회 수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2위로 주저 앉히고 1위를 차지했다.

허 후보는 13일 열린 군소후보 TV토론회에 나와 진지한 표정으로 "내 아이큐가 430인 건 아시죠?"라고 되묻거나, '유엔본부 판문점 유치' '산삼 뉴딜정책으로 국민실업 완전 해결' 등 엉뚱한 공약들을 내놓아 시청자들을 붙잡았다. 네티즌들은 허 후보 이름을 '본좌'(인터넷 유행어로 '숭배 받는 사람'이란 의미)로 부르며 관련 동영상을 여기저기로 퍼 나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기발하고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황당무계한 공약에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각종 네거티브가 오가는 대선에 대한 염증이 특정 '돌출 인물'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회사원 황모(29ㆍ서울 은평구)씨는 "서민으로선 '결혼 수당 1억원 지급' '중소기업 근무자에게 매달 100만원짜리 쿠폰 지급' 등의 공약이 듣기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에겐 실현 가능성을 떠나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는 심리가 있다"며 "허 후보에 대한 지지도 그런 심리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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