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삼성 비자금 및 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에 조준웅(67ㆍ사시12회) 전 인천지검장을 임명했다.
조 특검은 특별검사보 3명을 선임한 뒤 30명의 특별수사관으로 수사팀을 구성, 20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월10일께부터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 특검은 대검 공안기획관, 서울지검 1차장검사, 광주ㆍ인천지검장 등을 지냈다.
조 특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혹이 안 남도록 성실히 수사하겠다”면서 “(이건희 삼성 회장 소환 조사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ㆍ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울산지검장)는 삼성증권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150명의 삼성 전ㆍ현직 임직원 명의 계좌 1,500~2,000여개를 점검한 결과, 이 중 500여개가 차명계좌로 확실시된다고 결론 냈다.
또 이 계좌들을 통해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운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박 본부장은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확인한 결과 기본 골격은 맞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혀, 비자금 의혹을 규명할 단서를 상당부분 확보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특수본부는 조 특검의 임명에 따라 이날로 본부를 해체, 수사자료 정리 및 인계 절차에 착수했다. 인계 자료는 압수 자료와 자체 작성한 조서 등 4만2,000여장의 수사기록, 삼성물산 등 삼성 5개 계열사의 감사조서 160박스 등이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