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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분열 땐 끝" 책임론보다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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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분열 땐 끝" 책임론보다 자성론

입력
2007.12.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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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기간 내내 서울 영등포 대통합민주신당 당사 전면을 뒤덮고 있던 정동영 전 의장 대형 걸개는 20일 새벽 철거됐다. 대신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겸허히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한 당직자는 "이제 거듭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자의 승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신당은 우울한 분위기에 짓눌렸다. 이날 오전 당사에서는 정 전 의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와 의원, 당직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대위 해단식이 열렸다. 굳은 표정으로 당사에 나온 정 후보는 "선거는 졌지만 우리는 단합했다"고 자평했다. "제가 많이 부족했다. 역량이 미치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대목에서는 장내가 숙연해졌다.

공동 선대위원장들의 인사말도 자성 일색이었다. 김근태 의원은 "국민이 준엄하게 저희를 질책했다"고 말했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결코 국민을 원망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장 등은 "보다 겸손한 자세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당은 당 정비도 서둘렀다. 최고위원회의, 최고위원 상임고문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어 향후 진로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당분간 최고위원 상임고문 연석회의를 통해 내년 1월 전당대회와 시ㆍ도당 정비 문제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특정 계파 중심이 아닌 원로그룹의 집단 합의를 통해 비상상황을 극복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이날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시한 시민단체 출신 오충일 대표를 극구 붙잡은 것도 중립적인 그의 힘을 빌어 당의 중심을 잡고자 하는 뜻이다.

그러나 책임론 제기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계파별 당권투쟁도 일단 자제하는 양상이다. 자칫 잘못돼 탈당과 분열 사태가 빚어지면 공멸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대선 패배에 대해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며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현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우선 단합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1월 전대 전까지는 총선에 대비해 지역구 챙기기에 주력하는 각개약진 행보가 예상된다.

물론 일부에서는 당 쇄신론도 제기하고 있다. 쇄신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자는 이야기도 나돈다. 친노(親盧) 성향의 한 초선 의원은 "짧은 기간 여러 차례 통합과정을 거치면서 당 시스템이 취약해졌고 노선에 대해서도 정리가 되지 않은 만큼 재창당에 준하는 각오로 당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을 향한 계파별 암중모색 행보가 언제든지 갈등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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