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잃은 군수직을 부인이 되찾았다.
전남 장성군수 재선거에서 승리한 이 청(50ㆍ여) 군수는 이번 재선거의 빌미를 제공한 유두석 전 군수의 부인이다. 교단에서 명예퇴직 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던 이 군수는 10월25일 남편인 유 전 군수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확정판결을 계기로 정계에 뛰어든 정치신인.
유 전 군수는 지난해 5ㆍ31 지방선거 당시 당적 문제로 상대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된 뒤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은 원심이 상고심에서도 그대로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유권자의 심판을 통해 남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명분을 걸고 이번 선거에 나선 이 군수는 사실상 남편이 일궈놓은 탄탄한 조직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이 군수가 남은 임기동안 과연 ‘첫 여성 장성군수’로서 독자적인 족적을 남길 것인가, 아니면 남편을 대신한 ‘대리 군수’의 역할에 그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군수는 “남편의 조언은 받겠지만 남편을 내세워 대리청정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경기 군포시 군포중 교사와 영국 맨체스터 한인학교 교사를 지낸 이 군수는 “ 27년간의 교육행정 경험 등을 살려 여성군수 따뜻한 리더십으로 군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선거로 인해 빚어진 지역민들의 갈등과 오해를 화합으로 승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인이 남편의 군수직을 이은 첫 사례는 2004년 6월 전남 화순군수 보궐선거로 당시 임호경 전군수에 이어 부인 이영남씨가 당선됐다.
장성=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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