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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대출, 바젤Ⅱ 도입되는 내년 '최악의 돈가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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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대출, 바젤Ⅱ 도입되는 내년 '최악의 돈가뭄' 우려

입력
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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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시장이 아노미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새삼스런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유동성위기를 맞고 있는 은행들이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느 때보다 "돈줄이 꽉 막혔다"며 극심한 돈가뭄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들의 '돈맥(脈) 경화현상'은 국민은행이 지난달 13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에 대한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국민은행에서 시작된 중소기업 대출 중단 사태는 다른 은행들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극소수의 우량 기업 외에는 자금줄을 찾을 수조차 없다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정책은 어떠한 철학이나 기준 없이, 단기 수익에 몰두해 밀물처럼 몰렸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보이면서 중소기업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들은 너도나도 중기대출 경쟁에 나섰고, 금융감독당국이 건전성을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올 3분기 중기대출 연체율이 신한은행의 경우 전분기보다 0.27%포인트 상승한 1.24%, 하나은행은 0.32%포인트 상승한 1.32%, 우리은행은 0.1%포인트 상승한 1.11%를 나타냈다.

중소기업들의 돈가뭄 대란은 은행들의 자금난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금이 펀드 등 증시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돈줄이 마른 은행들은 대출증가율이 예금 증가율을 앞서는 내부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자금조달 여력이 떨어진 은행들은 중기 대출 이자를 높이고, 사실상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충북지역의 모 중소기업 사장은"물량이 몰려 신규 설비투자 자금을 대출 받으려고 해도 은행에서 싸늘한 반응만 돌아왔다"고 한탄했다.

문제는 이러한 돈가뭄 현상이 내년에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바젤Ⅱ(국제결제은행이 새로 마련한 자기자본제도)가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신용도에 따라 대출을 더욱 차등화해야 한다. 즉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셈이다.

중소기업연구원 오상훈 전문위원은"지금 중소기업 자금난은 추세적으로 시작 단계에 있으며, 내년에 은행들이 자금을 급격히 회수할 경우 최악의 돈가뭄 대란이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로인해 중기대출의 경우 정부의 정책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책자금 투입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찾아 지원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을 복구시키지 못한다면 금융권과 산업권 모두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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