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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동안 당신은 무엇에 열광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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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동안 당신은 무엇에 열광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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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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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미~텔~미, 테테테테테~텔~미."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리듬으로 휴대폰 컬러링부터 벨소리까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노래. 5인조 그룹 원더걸스의 <텔 미(tell me)> 는 올해 대한민국을 복고댄스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월급 통장을 아직도 은행에 갖고 계십니까?" 하루만 맡겨도 연 5%대 금리를 준다는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는 은행권의 자금 이탈을 촉발시킨 계기였다. 어렸을 적, 말린 알을 주전자에 넣어 끓여먹었던 옥수수차는 올해 웰빙 무드 속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옥수수 수염차'로 '옛 명성'을 되찾았다.

어느 해보다 변화무쌍했던 정해(丁亥)년. 올해 소비자 경제는 무엇으로 요약될 수 있을까.

삼성경제연구소는 3~5일 성과 연령 등 인구구성비율을 반영한 전국의 소비자 1만142명 대상의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런 내용의 '2007년 10대 히트상품'을 17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올해의 히트상품에는 재산, 건강, 정서 등 3대 니즈(욕구)를 채우려는 소비자들의 의지가 공통적으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보력 증대, 경제 불안, 대선 정국, 주식 열풍, 친환경ㆍ자연주의 등 올 한해를 달궜던 빅 이슈들의 영향이기도 하다. 연구소가 분석한 올해의 네 가지 소비 트렌드를 짚어봤다.

첫 번째는 자산관리의 선진화다. 고령화 사회와 미래 불안이 봉급쟁이의 어깨를 짓누르면서, 부(富)의 증식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한해였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막연한 대박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똑똑한' 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펀드 열풍이 몰아쳤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중국의 고속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차이나펀드(히트상품 2위), 하루만 맡겨도 연 5%의 고수익을 내는 CMA(5위)가 순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현재 차이나펀드 수탁고는 18조원으로, 연초(4조원)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월급통장 바꿔 타기의 바람을 몰고 왔던 CMA 잔고는 26조4,000억원으로, 연초(8조7,000억원)보다 3배 가량 급증했다.

두 번째는 건강과 아름다움의 일상화. 웰빙 트렌드가 우리 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부기 없는 작은 얼굴'을 강조한 옥수수 수염차(7위)가 크게 히트했다. 이 영향으로 광동제약과 웅진식품, 동원F&B, 롯데칠성까지 기능성 차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성형외과나 피부과에서 사용되던 BB크림(Blemish Balmㆍ9위)은 '동안(童顔) 만들기' 열풍 속에 자외선 차단, 미백, 자연미 효과 등으로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와인(10위) 주제의 만화책 <신의 물방울> 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와인이 일반인의 문화로 정착됐다.

국가적 자긍심을 높인 문화상품도 한 트렌드. '피겨여왕' 김연아ㆍ '마린보이' 박태환(3위)은 2002년 월드컵 개최 이후 국가적 차원의 승리에 목말라 있던 국민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줬다.

<대조영> <태왕사신기> <이산> 등 민족적 자존심과 비전을 일깨운 사극(4위)도 트렌드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올해 방영된 사극에선 비주류(궁녀ㆍ내시)가 비중 있게 다뤄진 점이 흥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자연스러운 즐거움의 추구를 들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과 콘텐츠 제작의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젊은 층의 오락물이었던 UCC(1위)가 급속히 대중화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폭 넓은 이슈가 UCC 제목으로 자리잡았고, 최근엔 정부가 남북경협을 기념해 만든 UCC가 포털에서 인기를 끌었을 정도다.

MBC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6위)은 연예인들의 도전을 진솔하게 보여줌으로써 올해 평균 시청률 18%에 이를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순수' 이미지로 무장한 원더걸스(8위)도 인기몰이를 했다.

가수 박진영이 만든 '텔 미 댄스'는 학생 군인 경찰 간호사 스튜어디스 등 다양한 직종과 연령층에서 UCC를 제작할 정도로 각광을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 연구원은 "올해 히트상품은 전통적인 광고 전략에 의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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