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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난민 U턴 '종파갈등'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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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난민 U턴 '종파갈등' 경보음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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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난민들은 영원히 떠돌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짊어진 것일까.

끊임없는 살해 위협과 폭력 사태를 피해 인접 국가로 떠난 420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난민들이 바그다드의 치안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에 고무돼 귀향길에 오른 기쁨도 잠시 빼앗긴 집과 변해버린 이웃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다시 외지로 떠나야 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부사령관인 레이먼드 오디어노 중장은 17일 이라크 보안군이 국토 절반에 걸쳐 치안을 장악함에 따라 지난 6개월간 이라크 내 폭력 사태가 2003년 미국의 침공 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오디어노 중장은 “지난 6개월간은 2003년도와 2004년 초로 돌아온 느낌”이라면서 “지금의 치안상황은 그때와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게 내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정상화’를 선전하는 것은 이라크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라크 정부는 최근 몇 달 동안 시리아, 요르단 등에서 6만여명의 난민이 귀향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어 시리아에 있는 140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난민들에게 귀향할 것을 권유하는 한편, 이들을 실어오기 위한 버스를 운행하고 보조금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유엔과 미군의 강력한 반대로 이 정책이 연기됐지만 아직도 국영 방송은 난민들의 귀향을 권유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라크 난민들이 처한 비참한 환경도 귀향을 부추기고 있다. 마지못해 난민들을 수용해 왔던 시리아와 요르단은 국경을 통제해 새로운 난민의 유입을 막고 있고, 레바논은 아예 난민들을 추방하기 시작했다.

최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난민 중 3분의 1 가량이 약 3개월 안에 자금이 고갈될 상황에 놓여 있으며, 수용국에서 이들의 취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돈이 떨어지면 마지못해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귀향한 난민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따뜻한 환대가 아니라 적대적인 이웃이라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바그다드의 경우 수니파 무장단체들의 살해 위협으로 수니파 주민들이 떠난 자리를 시아파 주민들이 메우면서 시아파의 도시처럼 돼 버렸다고 보도했다.

최근 바그다드의 폭력사태가 줄어든 이유도 바그다드의 ‘시아파화’가 완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법적으로 자신의 집임을 증명하는 문서를 갖고 있어도 수니파 난민들이 자신의 집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바그다드로 귀향해 신발을 팔고 있는 카림 사디 하디(48)는 “돈이 없어 귀국했지만 다시 돈을 벌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과 전문가들은 난민들의 귀국 추세가 가속화할 경우 수니파와 시아파 분리주의 세력 간 유혈 충돌이 다시 악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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