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저녁 17대 대선 개표는 공이 울리자마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한방에 KO시킨 형국이었다. 엎치락 뒤치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도, 승부를 극적으로 가른 클라이맥스도 없었다. 투표함이 열린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서울 수도권 등에서 이명박 후보 표가 쏟아지면서 승부는 바로 윤곽을 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오후 6시 투표마감 즉시 일제히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도 이명박 후보가 과반(50.3~51.3%)의 득표를 얻어 2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25~26%)를 두배 이상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SBS는 '이명박 당선 확실'이라는 제목을 달아 출구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오후 6시40분께 처음 열린 투표함은 정 후보 텃밭인 전남 무안군 것이었다. 덕분에 정 후보는 오후 7시15분 개표가 0.3% 진행될 때까지 최대 1만표 가까이 이명박 후보를 앞서갔다.
그러나 강원 대구 서울 등 전국 투표함이 차례차례 열리면서 격차는 점점 줄었다. 결국 오후 7시30분께 0.7%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순위는 뒤집혔고, 이후 승리의 여신은 개표가 끝날 때까지 단 한번도 이명박 후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중앙선관위 공식 집계에 따라 전국 개표율이 2.5%였던 오후 7시50분 지지율은 이명박 후보가 42.6%를 기록해 1위였다. 이어 정 후보 32.4%, 무소속 이회창 후보 15.9%,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4.8%, 민노당 권영길 후보 2.8%, 민주당 이인제 후보 1% 순이었다.
이어 오후 8시 개표가 5% 진행된 상황에서 이 후보가 43.7%의 지지를 얻으며 정 후보를 15만표 이상 앞서자 방송사들은 잇따라 이 후보 이름 앞에 '확실' 표시를 했다.
개표율이 10%를 넘은 오후 8시15분께 이 후보는 100만표(45%)를 넘어서며 66만7,000만여표(29.7%)에 그친 정 후보를 크게 앞섰다. 이회창 후보는 이때 15.8%의 득표로 3위였고, 문 후보가 5.1%로 뒤를 이었다. 이후 오후 8시30분까지 이명박 후보, 정 후보, 이회창 후보 순으로 '45 대 29 대 15'의 구도가 계속됐다.
오후 9시 현재 개표가 28.5% 진행된 상황에서 이명박 후보는 313만 7,500여표(46.7%)를 획득, 정 후보(27.8%)를 126만 5,000여 표 앞섰다. 이회창 후보는 15.7%의 득표율로 3위였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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