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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특검법' 한나라 불참 속 22분만에 일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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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특검법' 한나라 불참 속 22분만에 일사천리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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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BBK특검법'은 그간의 논란이 무색할 만큼 싱겁게 처리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 표결에 불참,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없이 개의 22분만에 출석의원 160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국회 법사위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라는 우회로를 거쳤다.

이날 오후 2시37분 임채정 국회의장으로부터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용희 국회부의장은 본회의를 열어 특검법안을 공식 상정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국민중심당 의원들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참석했을 뿐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습은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신당 윤호중 의원과 김종률 의원이 각각 특검법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했고, 신당 문병호 의원과 민노당 노회찬 의원이 찬성토론에 나섰다.

뒤이어 투표가 시작되자 의장석 양쪽 벽면 전광판은 온통 초록색 불빛으로 물들었다. 찬성 160명, 반대ㆍ기권 0명. 대선 막판 정국을 뒤흔들었던 BBK특검법은 이렇게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아침 전날 이명박 후보의 특검법 수용 입장과 관련, "여야 합의처리를 전제로 한 만큼 법사위에서의 심사기일을 연장해서 세부 내용을 검토해야 한다"(안상수 원내대표)고 밝히면서 잠시 전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안 원내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법 수정안을 발표했지만 내부적으로는'일단 자체 수정안을 제출해 본회의에서 표결한 뒤 신당의 특검법안을 표결할 때 퇴장한다'는 전략을 세워 두고 있었다.

대신 한나라당은 법사위 등을 통해 거세게 신당을 비난했다. 이 후보의 핵심측근인 이재오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재수사 지휘권 발동 검토지시와 신당의 국회점거 사태는 정치적 쿠데타"라고 반발했다.

신당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의원 30여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의장석 주변을 에워쌌다. 국회에 있던 보좌진들에게도 비상대기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긴장감은 한나라당의 본회의 불참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그러졌다. 한나라당은 오후 열린 의총에서 특검법 찬성 의원이 재적 과반수를 넘긴 상황에서 본회의에 참여할 경우 특검법의 명분만 살려줄 것이라며 수정안 제출을 포기하고 본회의도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특검법 통과 후 양측은 곧바로 여론전에 나섰다. 신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특검법' 통과로 거짓말과 억지로 역사의 반역이 시작되는 것을 막기 위한 걸음을 뗐다"며 대선 역전승을 자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특검이 아니라 '특검 할아버지'가 와도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신당을 비난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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