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55) 회장이 일본 체류 3개월 만에 귀국해 세 아들에게 주식 300만주를 증여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한화그룹은 15일 일본에서 귀국한 김 회장이 경영복귀 첫 대외 행보로 17일 ㈜한화의 주식 300만주를 장남 동관(24)씨에게 150만주, 차남 동원(22)씨와 막내 동선(18)씨에게 75만주씩 증여했다고 밝혔다.
증여 주식 총액은 이날 종가(6만7,400원) 기준 2,022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은 기존 20.97%에서 16.97%로 낮아진 반면, 동관씨는 4.44%에서 6.44%로, 동원씨와 동선씨는 1.67%에서 2.67%로 각각 높아졌다.
한화는 이번 김 회장의 주식 증여는 경영권 문제를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측 관계자는 "이번 세 아들에 대한 증여는 김 회장이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이라며 "(증여세와 관련해)낼 것은 다 내고 떳떳하게 증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화 측은 그러나 이번 증여가 김 회장의 2선 후퇴나 세아들의 경영 일선 참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장남 동관씨는 현재 군복무 중에 있고, 차남과 막내는 미국에서 각각 대학과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어 아직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주식을 증여 받은 세아들은 1,000억원이 넘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 56조에 따르면 30억원 이상 증여할 경우 세율 50%를 적용 받지만 자진 납세할 경우 일부 감세 혜택을 받는 전례로 보아 최종 증여세율은 45% 선이 유력하다.
김 회장은 앞서 부인 서영민 씨에게도 ㈜한화 주식 136만주를 증여한 바 있어 이에 해당하는 증여세까지 합산할 경우 내야 할 증여세 규모는 총 1,500억원에 달한다. 한화의 이번 주식 증여는 신세계에 이어 재계의 '당당한 대물림'의 한 전형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병 치료를 이유로 사회봉사명령을 연기해온 김 회장은 20일부터 종합사회복지시설인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5~6일간 장애인 돕기, 청소, 배식 등 각종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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