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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펀드시장 30% 늘어 3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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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펀드시장 30% 늘어 300조 돌파

입력
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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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에서 투자로, 예금통장에서 펀드통장으로.’

올 한해 국내 재테크 지형도의 변화는 이상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특히 ‘1가구 1펀드 시대’라 불릴 정도로 급성장한 펀드시장은 종합주가지수 2,000 시대의 원동력이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에는 반드시 후유증이 따르는 법. 전문가들은 올 한해 눈부셨던 펀드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이제 본격성장 초기 단계에 접어든 우리 펀드시장의 ‘불안정한’ 현실에 맞게 투자자들도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2배 이상 껑충, 주식형펀드

주식,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합친 전체 펀드시장 규모는 올해 30% 가량 커져 최근 300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주식형펀드. 국내ㆍ외 주식형펀드 규모는 연초 46.4조원에서 11월 말 106.4조원에 달해 130% 가까운 폭증세를 보였다.

올해 증가한 펀드 잔액의 95%가 주식형펀드에서 왔을 정도다. 계좌수도 크게 늘었다. 전체 펀드 계좌수는 9월 말 현재 1,922만개로 국민 총가구수(약 1,641만 가구)를 넘어 1가구 1펀드 시대를 열었다.

펀드자금은 주로 예금에서 옮겨왔다. 2002년 54.2%에 달하던 가계의 통화ㆍ예금 자산이 올해 2분기 44.9%까지 줄어드는 동안, 펀드는 4.9%에서 7.8%로, 주식은 12.9%에서 19.5%로 늘어났다. 5,6%대의 예금금리를 버리고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 직접투자, 펀드투자로 갈아탄 결과다.

냄비투자 여전

하지만 안정적인 예금과 달리, 주식은 언제든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간과하고 있다. 특히 장기투자 상품이라는 펀드에서도 눈앞의 수익률만 좇아 다니는 냄비투자는 극성을 부렸다.

펀드 상품 또한 패션처럼 유행을 탔다. 연초 리츠펀드와 일본펀드에 돈이 몰리더니 곧 이어 물ㆍ럭셔리ㆍ원자재 등 테마펀드, 이어 중국펀드, 브릭스ㆍ동유럽ㆍ러시아펀드 등 순서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반복됐다.

금융사 간 판매 경쟁으로 충분한 설명 없이 가입을 강권하는 ‘불완전’판매가 기승을 부렸고, 투자자들도 장세나 유행에 편승해 상품을 수시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유행이 지난 펀드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일본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7%의 수익률로 무너졌고, 럭셔리펀드와 물펀드도 설정 이후 수익률이 각각 -6.1%, -4.7%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숱한 펀드들이 유행처럼 떠올랐다 사라졌는데, 이는 장기투자 문화가 자리 잡은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특정 펀드에 자금 편중이 심해지면 증시 급락 때 환매가 일시에 몰리는 펀드런(대량환매)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눈높이 낮춰야

전문가들은 내년 유망 펀드로 국내 주식형펀드와 브릭스펀드, 아시아 신흥시장 펀드 등을 추천하고 있다. 국내 펀드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우리나라의 주식형펀드 비중과 고령화ㆍ연금시대를 맞는 자산운용산업의 발전 가능성 등이, 해외펀드는 선진국보다 신흥시장의 성장동력이 높을 것이라는 게 근거다.

기대수익률은 올해보다 낮추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펀드는 여전히 안정적이고 유망한 투자상품이지만, 내년은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 및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분산투자를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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