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다. 한해를 돌이켜보면 누군들 숱한 악재와 구설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조직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잘못한 건 어쩔 수 없다지만 잘한걸 내세워 보상 받고 싶은 맘은 인지상정, '불도저'란 별명에 걸맞게 1년 동안 쉬지않고 진군했지만 최근 삼성 비자금 의혹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는 우리은행 박해춘(사진) 행장의 맘이 그렇다.
3월말 취임한 박 행장은 취임 첫해를 자축해도 될 만큼 연말 상복(賞福)이 터졌다. 그는 18일 중소기업 주관 12회 중소기업금융지원상 시상식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는다.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 지원해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기여한 점과 중소기업지원 전용상품 개발, 중소기업 컨설팅 등 다양한 금융지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담보 위주의 대출보다 우수 기술력 보유 중소기업에 대해 기업지분투자(CEI) 등을 포함한 신용대출 지원을 꾸준히 확대했고, 일관지원 특화상품 '우리 V론'을 개발해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14회 기업혁신대상에서 '최우수 CEO 상'을 받았다.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지론으로 밀어붙인 '포스업'(FORCE-UPㆍ4S-UP) 혁신운동이 빛을 발한 셈이다. 포스업은 국내 금융회사 중 최초로 자체성장을 통한 총자산 200조원 돌파, 5년 연속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의 영광을 우리은행에 안겼다.
특히 '우리V카드' 출시 6개월 반 만에 150만좌 달성, 국내은행 최초로 중국 현지법인 개점으로 해외영업 가속화 등의 성과는 박 행장 특유의 저돌적인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박 행장 개인뿐 아니라 우리은행도 <더 뱅커> (The Banker)지가 선정한 '2007 한국 최우수은행'(12.3), 제2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정통부장관상(11.14), 글로벌 베스트 콜 센터(10.23) 등의 상을 받았다. 더>
그러나 상은 양날의 검이다. 축복과 기쁨 이면엔 수상에 걸맞은 기대와 책임이 따른다. "(각종 수상을 통해) 사랑 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은 내년 박 행장이 짊어지고 가야 할 묵직한 짐이기도 하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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