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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이명박/ 이회창 "이 정도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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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이명박/ 이회창 "이 정도일 줄이야…"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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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6시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는 바닥 없는 침묵에 빠져들었다.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 12층에 차려진 개표 상황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과 이흥주 홍보팀장, 이혜연 대변인 등 핵심 참모들은 멍한 표정으로 TV 화면을 바라보며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15분 가까이 이어진 괴괴한 침묵은 10% 중반 득표에 그친 선거 결과에 대한 실망의 깊이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그 시각 서빙고동 자택에 있었다. “이 후보는 오후 4시께 출구조사 중간 결과가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 때 아무런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7시30분께 더 없이 침통한 표정으로 캠프에 나타났다.

그가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뒤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8시 20분께. 서둘러 회견을 한 이유에 대해 이흥주 팀장은 “시간이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 후보 주변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한 자락의 희망도 남아 있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정치를 계속 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에도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이회창이라는 한 알의 씨앗이 꽃을 피우고 무성한 열매를 맺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짧은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곧바로 캠프를 떠났다.

이혜연 대변인은 “국민 여론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겠지만 역시 선거는 돈과 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순수한 열정만으로는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하는 구조가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허성우 정무팀장은 “정권교체라는 대의 명분 앞에 도덕성이나 인물, 자질 등은 힘을 쓸 수 없었다. 또 투표율이 낮아 조직이 없는 우리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 진영은 대선 3수 실패 자체보다 득표율이 20%를 넘지 못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20%는 이 후보가 신당을 만들 최소한의 동력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어쨌든 ‘깨끗한 정통 보수’를 내걸고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와 연대, 충청과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창당을 추진할 예정이다. 캠프 곽성문 의원은 “오늘 이 후보는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 신당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출발 계획을 알린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당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창당 명분이 적은 데다 이명박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가 갈라서서 한나라당이 깨져야만 신당이 어부지리로 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현실 때문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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