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전 BBK대표 김경준(41)씨가 뜬금없이 대국민 ‘사과편지’를 공개했다.
김씨의 어머니 김영애씨는 18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 들러 김씨가 작성한 A4용지 반 장 분량의 영문 자필편지를 간단히 읽은 뒤 편지를 남겨 두고 자리를 떴다.
편지에는 “제 문제로 소동(turmoil)을 일으켜 한국 국민에게 죄송하다. 저와 관련한 이슈가 정치적인 문제가 되길 원치 않고 개인 문제로 다뤄지길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김씨는 또 편지에서 “검찰과 있었을 수도 있는 오해(miscommunication)가 지속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좀더 신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김씨 어머니는 “아들이 나라를 시끄럽게 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여당이나 야당 등 특정 정치세력과 결탁해 귀국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검찰에서 부당한 회유와 압박으로 허위자백을 하게 됐고, 사건이 복잡해서 구속 상태에서는 자료 분석 등이 어렵다”며 법원에 보석 및 24일로 예정된 첫 공판 연기를 신청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선을 하루 앞두고 김씨가 ‘사죄 편지’를 공개한 것을 두고 “보석을 신청하면서 재판부에 어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겠느냐”, “대선 이후까지 정치적 공방에 휘말리기 싫다는 뜻을 전한 것 같다”는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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