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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7 한국경제] <1> 박현주 주가 2000시대 개막과 펀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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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7 한국경제] <1> 박현주 주가 2000시대 개막과 펀드 열풍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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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일도 많았고, 찡그린 일도 많았다. 그러나 희비 자체가 경제의 역동성을 의미하는 법. 어쨌든 올해도 한국경제는 국민과 기업과 정부가 땀 흘린 만큼 성숙했을 것이다. 경제 무대의 주인공이 됐던 인물들을 통해 2007년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증시와 펀드가 숱한 기록을 쏟아냈던 올 한 해. 11월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의 돌풍은 증권가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이냐고 묻지 않았다.

'그'가 손수 챙긴다는 말에 3% 넘는 수수료도 마다하지 않았다. 1달 만에 몰린 4조원은 5,6년 장수한 초우량 펀드조차 넘보지 못한 규모. 아직 수익률은 마이너스지만 사람들은 '박현주에 건 돈'을 쉽사리 거두지 않을 기세다.

1998년 뮤추얼펀드 '박현주1호'를 내놓았을 때도, IT버블 붕괴의 쓴맛을 본 뒤 2001년 개방형 뮤추얼펀드 '인디펜던스'를 내놓았을 때도, 2005년 해외투자 펀드 '아시아퍼시픽스타'를 내놓았을 때도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상품은 늘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왔다.

"저런 게 되겠어"라는 주변의 우려는 매번 폭발적 반응과 경이로운 수익률에 묻혔다. 그는 최근 저서에서 "내가 10년간 한국증시 저평가를 외친 이유는 사람들이 주식형펀드를 갖게 하려는 의도에서였다"고 밝혔다.

박현주라는 아이콘과 함께 2007년 한국 증시는 기지개를 켰다. 1980년 100으로 출발, 89년 1,000을 찍었던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올해 7월25일, 17년 긴 인고의 세월을 딛고 비로소 역사적인 2,000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270대까지 주저앉은 외환위기와 IT버블(정보기술 거품) 붕괴, 카드대란 등 숱한 성장통을 겪은 결과다. 1,435.2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호황, 기업체질 개선 등을 타고 올해에만 60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문가들조차 예견치 못한 대세상승의 배경에는 '펀드'라는 간접투자문화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종잡을 수 없는 주식투자에 경계심을 거두지 않던 투자자들은 수년간 꾸준히 (은행이자보다 높은) 고수익을 내는 펀드 상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부동산 열풍이 잦아들면서 여유자금은 더욱 펀드로 쏠렸다.

올 한해 늘어난 국내ㆍ해외 주식형펀드 자산만 70조원에 육박한다. 채권, 부동산 등을 합친 전체 펀드규모는 300조원을 넘어섰다. 9월말 현재 전체 펀드 계좌수(1,922만개)는 이미 총 가구수(1,641만개)를 넘어 '1가구 1펀드 시대'라는 수사도 등장했다.

황건호 한국증권업협회 회장은 "올해 외국인의 줄기찬 순매도 물량(약 23조원)을 간접투자 자금이 흡수한 것이 증시 호황의 버팀목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코스피 2,000 돌파는 한국증시가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시장으로 올라서는 이정표로 여겨지고 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낼 자신감도 얻었다.

한국증시의 주가수익률(PER)은 여타 신흥 성장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리서치센터장은 "1,000포인트 시대 외국인에 휘둘렸던 우리 증시가 이제 기관투자자 중심의 국내 자본에 주도권을 돌려줬다는 점에서 지수 2,000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히 먹는 밥은 체하게 마련. 인사이트펀드에 비친 '기이한 투자행태'는 한국 증시의 잠재력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무궁한 자본시장의 발전 가능성과 함께, 여전히 분위기에 좌우되는 미숙한 투자문화가 혼재하고 있다.

박원호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증권ㆍ자산운용업계의 업그레이드로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한편 성숙한 투자문화 정착이 향후 남겨진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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