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산 반입금지’가 언제 풀릴지, 그 때까지 뭘 먹고 산대유….”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 직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비롯해 전국 수산물시장에 태안산 수산물의 반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어민들이 생존권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기름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소원ㆍ원북ㆍ이원ㆍ근흥면이다. 안면도 안쪽인 천수만 어장은 안전하지만 수산물 운반트럭은 구경하기 어렵다. 안면도 수산물어시장 남모(46) 사장은 “꽃게 대하 조개류 등을 택배를 통해 수도권에 보내줬는데 사고 이후 주문이 모두 끊겼다. 천수만 어장은 아직 멀쩡한데도 반입을 기피해 활어가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천수만에서 가두리양식장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천수만에는 팔딱 팔딱 싱싱한 우럭과 숭어들이 천지인데 괜히 기름 냄새가 날 거라면서 아예 반입을 금지하니 속이 터져 홧병이 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태안군 근흥면 안흥위판장에는 냉동보관한 것과 먼바다에서 잡아온 수산물도 사가는 사람이 없다.
태안군 관계자는 “어민들이 망하면 식당, 슈퍼 등 태안 상권 전체가 연쇄적으로 망하게 될 것”이라며 “태안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피해는 태안 뿐만 아니라 인근 서산 홍성 보령 당진 등으로도 퍼지고 있다. 보령 천북의 굴축제, 홍성 남당리 새조개축제 등 지역마다 수산물 축제가 한창이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이번 오염과 전혀 상관없는 홍성 광천의 새우젓시장에도 손님이 크게 줄고 있다.
한편, 노량진수산물시장에서는 12월에도 태안산 바지락을 비롯, 전복 굴 등이 하루 수천㎏까지 반입됐는데 사고 일주일만에 반입이 완전히 끊겼다. 수산물시장 한 관계자는 “12일만해도 전체 바지락 물량의 10%인 2,000㎏이 올라왔으나 13일부터 전무한 상태”라며 “전복과 굴, 꽃게 등은 목포 서산 부안 등 전국 각지에서 공급되고 있으므로 수산물을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태안군의 어장 5,641ha 가운데 기름오염 피해를 본 곳은 3,767ha(타르덩어리 유입어장 포함)로 66.8%이며 나머지 35%의 어장은 아직 기름이 한 방울도 들어오지 않았다.
태안=허택회 기자 thheo@hk.co.kr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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