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맹추격에 다급해진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진영이 오바마 의원의 과거 마약 복용 전력을 쟁점화하겠다고 나서는 등 무차별 난타전을 시작했다.
힐러리 의원의 뉴햄프셔주 공동 선대본부장인 빌리 샤힌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 의원이 젊은 시절 코카인 등 마약을 복용하고 마리화나를 피운 사실을 상기시킨 뒤 “과연 오바마 의원이 대선후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며 언론과 유권자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샤힌은 작심한 듯 “공화당이 오바마의 과거 경력 들추어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원은 오바마가 마지막으로 마약을 사용한 게 언제였는지, 마약이 누구로부터 전달됐는지,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의혹 부풀리기를 시도했다.
그는 “언론들이 오바마와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 경험이 일천한 후보들을 집중 조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만약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가 됐을 경우 과연 공화당을 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자서전과 유세 과정에서 마약 복용 사실을 고백한 오바마 의원측은 힐러리 진영의 움직임에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공식적 입장 표명을 통한 확전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힐러리 진영이 이전투구에 나선 배경에는 당내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에서 뿐 아니라 첫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뉴햄프셔주에서도 오바마 의원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CNN이 1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은 아이오와에서 선두로 나선 데 이어 뉴햄프셔주에서도 31% 대 30%로 힐러리 의원을 1%포인트차로 따라 붙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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