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 "검찰 조사 거부"

정치권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전 BBK 대표 김경준(41ㆍ구속기소)씨가 검찰 조사를 거부키로 했다.

11일 검찰과 김씨 측 변호인 등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씨는 이날부터 검찰 출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김씨는 지난 5일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부터 검찰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검찰은 6일과 10일 김씨를 불러 “검찰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줄여주겠다’고 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작성, 유출한 경위 등을 조사했으나 김씨는 진술을 전면 거부했다.

김씨는 “범죄인 인도청구 당시 적시된 혐의 외에는 수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변호인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만 조사될 가능성이 높고, 24일 첫 재판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조사 거부의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법원에서 추가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씨를 강제 구인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구속기소된 피의자의 강제 소환에 대해 “이미 인신구속이 됐기 때문에 강제로 데려올 수 있다”는 견해와 “기소 혐의 이외의 혐의를 조사하려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