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중산층 출신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대폭 감면해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섰다.
지나치게 높은 학비로 인해 명문대가 부유층 학생들만을 위한 교육기관이라는 비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나온 하버드대의 조치는 다른 명문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하버드대가 연소득 18만달러(한화 약 1억6,500만원) 이하인 가정 출신의 학생들에게 연간 학비를 내년 가을학기부터 연소득의 10%이내로 줄여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학비는 현재 학부생 기준으로 연간 4만5,620달러(한화 약 4,200만원) 정도.
이번 발표로 내년 가을학기부터 연소득 12만~18만달러 가정 출신의 학생은 연소득의 10%정도를 학비로 내고, 연소득 6만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학비를 전액 면제 받는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재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현재의 3분의 1에서 2분의 1 수준으로 줄게 돼 미국의 명문 공립대학의 학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류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도 이번 조치가 학비 부담을 이유로 하버드대 진학을 망설이는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는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는 하버드대의 학비 감면 조치는 현재 350억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쌓아둔 상황에서 대학 측의 학비 인상에 대한 미 의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의회가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부금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하버드대는 2004년 연소득 4만달러 미만의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 학비를 면제한 데 이어 지난해 면제 기준을 연소득 6만달러로 확대했다. 컬럼비아, 프린스턴, 예일대 등도 최근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학비 지원을 늘리는 대신 학자금 대출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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