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도 없고 공약도 없고, 오직 네거티브가 주도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 공동대표인 김영래(62ㆍ사진)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11일 “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특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이 중심 화제”라며 “후보들 사이의 ‘합종연횡’이라는 것도 정책이 아닌 당선 가능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탄식했다.
김 대표는 유권자의 무관심도 아쉽다고 했다. 그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0% 이상이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정작 정치인들이 이끌어 가는 선거전이 정책이나 공약을 부수적으로 여기는 탓에 유권자들조차 선거에 관심이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 임기 5년 뿐만 아니라 미래 한국 발전의 초석이 되는 것이 바로 정책과 공약”이라며 “유권자 스스로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선거의 모범적 사례로 영국을 들었다. 김 대표는 “영국의 경우 총선 때 각 당이 내놓은 정책 공약집을 보면 각종 경제 관련 지표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며 “실제 임기 동안 일궈내는 결과가 이 수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해 정책 공약집이 주가에 영향을 줄 정도”라고 전했다. 결국 선거전은 자연스럽게 정책과 공약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최근 각 정당들이 주요 공약을 자세히 설명한 공약집을 만들어 유세 현장에서 배포하거나 홈페이지에 싣고 있지만 시기가 늦은 면이 없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김 대표는 정책 선거 정착을 위해서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대통령 선거에 매니페스토(정책 공약)를 의무화하려 했으나 무산됐다”며 “대선 이후 내년 총선 때부터라도 의무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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